청소년의 가출
청소년의 가출/김경미
청소년 자녀를 둔 학부형들이 상담실을 찿는
가장 중요한 이유중의 하나가 청소년인 자녀의 가출이다.
청소년의 가출이란
청소년이 부모나 보호자의 동의없이 집을 떠나서
최소한 24시간동안 집에 들어가지 않는 경우를 말한다.
청소년기를 "질풍노도"의 시기라고 주장한 할(Hall)의 견해를 생각지 않더라도
청소년 자녀를 두고 있는 부모라면 자녀가 직면하고 있는 시기가
폭풍의 계절이라고 실감하시거나,
언제인지는 몰라도 자녀가 곧 부정적으로
심리적 행동적 폭발을 할것만 같은 위기감을 느끼고
계실 분이 많으리라는 생각이 든다.
왜냐하면, 우리의 청소년은 그들의 성장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수행하여야 할 발달과업을 이루어야 할뿐만 아니라
우리 문화속에서의 생존과업(?)을 수행하여야 할 어려운
여건속에 있기 때문이다.
다시말해서 청소년이라면 누구나 신체적변화와 생리적변화에 적응,
부모로부터 정서적 독립, 자아정체감을 확립하여할 벅찬 과업이 있다.
그러나 우리의 청소년은 우리 사회속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성숙한 인간성을 향한 성장보다, 수학공식이나 영어단어
하나 더 외울수 있는 인지적인 면이 더 발달하여야 한다고
너도 나도 말하고 있다.
이러한 사회적 현실때문인지 요즘은 심리적으로 비교적 건강하게 보이는
청소년도 가출의 충동을 느끼거나, 가출을 하여 험한 세상속으로 흘러들어
우리의 가슴을 아프게 한다.
그 외에도 필자가 상담을 통하여 발견한
청소년의 가출 이유는 다양하다.
그들이 말하는 가출이유는 이성문제, 별다른 이유없이
친구가 가출하니까 자기도 친구따라 강남가기,
부모의 편견,
부모의 몰이해,
부모의 육체적 학대,
싫은 학교공부,
엄하고 무서운 아버지,
가난,
오빠나 친척으로 부터 성폭행,
친구를 못만나게 하는 부모,
집을 나가라고(핫김에) 말한 부모의 마음을 아프게 하기 위한 복수심,
자주 싸우는 부모,
미운 학교선생님 때문이라고 말하고 있다.
때로는 이유같지 않은 가출 이유가
우리를 아연실색케 할때도 있지만,
많은 가출 청소년은 위에서 나열한 이유들 가운데
몇가지가 복합적으로 얽히고 설킨
나름대로의 이유를 말하고 있다.
가출청소년을 위한 일반적인 심리상담 방법에는
대별로 나누면 심리내적 분석 방법과 체제분석적 방법이 있다.
심리내적 상담방법에는 가출한 청소년에게
문제아라는 딱지를 붙이고 그 한사람의 행동의 변화를 위해
상담을 해나가는 방법을 말한다.
그러나 필자가 권장하는 체제분석적 방법에는
가출을 한 그 청소년 개인을 문제아로 보기보다는 가출을 한
그 청소년이 속해 있는 가족전체를
역기능적 집단으로 보는 것이다.
쉽게 말해서 가출청소년 배경에는 역기능적인 부모와 형제가 있어서
가출 청소년이 상담을 받은후 건강해져서
자신의 가족체제속에 돌아가면 또다시 문제가
생겨 재가출을 하는 경우가 있다.
반면에 가출한 그 청소년의 가족입장에서 보면,
가출한 그 청소년으로 인하여
그의 부모나 형제 또한 심한 심리적 고통을 동반한
정신질환을 앓을 수 있다는 견해이다.
그래서 장기적으로 가출을 한다든지 상습적으로 가출을 하는
청소년이 있는 가정은 그 가출 청소년 뿐만아니라
그의 부모와 그 가족의 다른가족구성원도 함께
전문가에게 상담을 받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본다.
그것이 어려우면 최소한 가출한 청소년과 그의 부모만이라도
문제해결을 위해 함께 도움받을 것을 권장한다.
그러나 청소년을 위한 가장 바람직한 것은
소읽고 외양간 고치는 격인, 자녀가 가출을 한후
노심초사 어떤 해결방법을 찿기보다는
가출의 예방적인 측면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자녀의 가출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먼저 자녀가 가정으로
인하여 안점감과 소속감을 느끼게하는 것이다.
안전감이나 소속감의 느낌은 가족간에 진솔하고
정감이 넘치는 언어적, 비언어적인 의사소통을 통하여
자녀가 자기의 가족에게 자신이 없어서는 안될 소중하고
귀한 존재로 인식이 될때에 가능하다.
그것은 부모가 지시적, 강압적, 명령적, 비판적인
의사소통 방법보다 수용적, 토의적인방법을 수반한 인격적인
의사소통 방법이 효과적이다.
두번째는 자녀의 재가출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한번 가출한 경험이 있다고 해서 문제아란 딱지를 붙이는 것을 금하기 바란다.
왜냐하면 재가출의 중요한 이유가운데 하나는
가출을 하고 돌아온 그들을 대하는 부모님, 형제자매, 이웃,
선생님, 친구들의 태도가 한번 가출후
윤락녀나 비행아가 되었을 것이라는 가치판단적인 따가운
시선이라는 것이다.
미래에 이사회를 이끌어갈 주역이 될 청소년의 35%가
가출을 하고 싶다는 충동을 느낀다는데,
가정의 달인 푸른 오월을 맞이하여 우리의 자녀는
무엇을 생각하고 느끼는지 관심을 가져 보아야 하지 않을까?
1995년 영남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