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는 날
사랑의빛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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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7.20 10:55
비오는 날/ 청유
내가 비를 싫어하는 까닭은
우산을 드는 것이 귀찮고
비를 맞으며 옷을 적시는 것이 싫은 것이다
어릴 적
변변한 우산하나 없이
비닐우산을 쓰던 기억이 싫은 것이다
비오는 날은
왠지 마음이 스산하다
삶의 활동으로 내키지 않는다
주룩주룩 내리는 비는
무슨 슬픈 눈물 같기 때문일까?
비가 오면 집안에
콕 박혀 뒹굴고 싶을 뿐이다
그러나 비가 올 때
시골집 툇마루에 앉아
콩 볶아 먹던 추억
빗 노래를 부르며
장난치던 옛날은 즐거움으로 남는다
그 시절은
고소한 그 맛이
비올 때의 최고 간식이었지
나에게
비오는 날의 시골은
가난과 아름다움의 교차이다
빗속으로 녹아지는
눈물과 고소함의
뒤엉킴이다.
oct.10/20